리기산 정상 ‘정복기’ 공개

루체른에서의 아침
떠난 스위스 7박 8일 완벽 일정

새벽 6시. 시차 때문인지 둘 다 눈이 일찍 떠졌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아침,
전날 사지 못했던 아침거리를 사러 Coop으로 향했다.




원래 아침을 잘 챙겨 먹지 않는 남편은 크로와상 하나만 집었고, 나는 요구르트와 우유를 골랐다.
스위스 요거트가 그렇게 맛있다고 해서 괜히 궁금해 집어든 건데, 결과적으로 꽤 만족스러웠다.
우유도 맛있다고 해서 사봤는데, 진하고 고소했다. 특히 한국에서 가져간 시리얼에 이 우유를 부어 먹으니 훨씬 풍미가 살아났다. 다만 호텔 객실에는 따로 밥그릇이 없어서 비치된 유리컵에 부어 먹었는데, 잔 입구가 좁아 숟가락으로 퍼먹기보단 마시는 게 더 편했다.
아침 식사 후에는 방 안에 있는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내려 마셨는데 생각보다 너무 썼다. 그래서 우유를 섞어 급하게 라떼로 만들어 마셨는데, 스위스 우유가 진하고 고소해서 그런지 조금만 넣어도 라떼 특유의 묵직한 풍미가 제대로 살아났다.
남들이 하나같이 말하던 것처럼, 스위스에 가게 된다면 우유와 요거트는 꼭 드셔 보시길 권한다. 그 자체로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맛이었다.
소박하고 느긋했던 아침, 그렇게 스위스에서의 두 번째 날이 시작됐다.
>> 스위스에서의 식사 및 COOP에서 우리가 장본 것들 바로가기↗️



루체른에서 방문한 리기산

이날 우리는 아침 일찍 열차를 타고 리기산을 다녀온 뒤, 바로 그린델발트로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산에 오를 계획이 있었던 만큼 옷차림에도 신경을 썼다.
8월 초의 스위스는 도심도 아침에는 제법 쌀쌀했고, 산악 지대는 기온차가 훨씬 컸다. 그래서 우리는 기본적으로는 가볍게 입되, 꼭 외투를 챙겼다. 결론적으로 이 선택은 옳았다. 낮에는 햇볕이 강해 반팔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아침이나 산 위에서는 바람이 세고 기온이 내려가 금세 추워졌다.
여름에 스위스를 여행한다면 반팔 티셔츠 위에 걸칠 수 있는 외투(바람막이 같은 것)를 꼭 준비하는 게 좋다. 또 반바지를 입더라도 긴 양말을 매칭하거나, 통풍이 잘 되는 긴바지를 입으면 온도 변화에 훨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 리기산(Rigi) 정보 정리
1. 리기산 정보
- 별칭: ‘알프스의 여왕(Queen of the Mountains)’
- 위치: 스위스 루체른(Luzern) 근교, 중앙 스위스 알프스의 입구에 자리
- 높이: 약 1,798m (리기 쿨름 Rigi Kulm 정상 기준)
- 특징: 루체른 호수, 쥬크 호수 등 여러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파노라마가 장관
2. 리기산 가는 방법
루트 A: 루체른 → 아트-골다우(Arth-Goldau)역 → 리기 쿨름행 산악열차
루트 B: 루체른 → 비츠나우(Vitznau)까지 배 ⛴ → 리기 쿨름행 산악열차
루트 C: 루체른 → 베그기스(Weggis)까지 배 ⛴ → 곤돌라 → 리기 칼트바트(Rigi Kaltbad) → 산악열차
👉 루트 A가 가장 직관적이고 빠르며, 루트 B·C는 호수 유람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많음.
우리는 갈 때는 A, 돌아올 때는 산악열차를 타고 내려와 배를 타는 B코스를 선택
3. 주요 포인트
- 리기 쿨름(Rigi Kulm): 정상 전망대, 날씨 좋을 때 알프스 산군과 13개 호수 감상 가능
- 리기 칼트바트(Rigi Kaltbad): 중간 지점, 스파와 레스토랑, 산책 코스가 잘 되어 있음
- 하이킹 코스: 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완만한 길부터 본격적인 산악 코스까지 다양 (리기쿨름 역에서 전망대는 도보 10분정도)
4. 소요 시간
- 루체른에서 정상까지 편도 약 1시간 30분~2시간
- 정상에서 하이킹포함 당일치기로 반나절~하루 일정 적당
5. 여행 팁 (체험 기반)
- 기온차: 8월에도 아침과 산 정상은 서늘하다 → 외투 필수
- 복장: 반팔 + 얇은 겉옷 / 바람이 통하는 긴바지 or 반바지+긴 양말 조합 추천
- 날씨: 구름이 많으면 전망이 가려질 수 있어, 날씨 확인 후 일정 조정 권장
- 스위스 트래블 패스: 리기산은 무료 탑승 가능
- 시간 배분: 루체른 → 리기 → 다시 루체른으로 돌아와 다른 도시 이동까지 무리 없는 코스











산악 열차를 타고 리기쿨름에 도착해 바라본 풍경이다.
깨끗하게 맑은 하늘 아래, 다양한 채도의 초록빛이 층층이 겹쳐져 엽서처럼 펼쳐졌다.
엽서의 파란 하늘 부분에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적어 건네면 딱이겠다 싶었다.
내 엽서 시작은 '복띵이에게'가 되려나.



리기쿨름 역에서 정상까지는 도보로 약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고, 경사도 완만해 누구나 가볍게 오를 수 있었다.
다만 최근 운동을 잘 하지 않아서인지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찼고, 문득 앞으로 남은 스위스 일정의 하이킹들이 괜히 걱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정상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런 생각을 단숨에 지워버렸다.
운 좋게도 우리가 도착하기 전까지 계속 비가 내렸다는 스위스는 이날부터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맑은 날씨가 이어졌다.
덕분에 이날 리기쿨름 정상에서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함께, 눈이 닿을 수 있는 모든 스위스의 풍경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었다.




리기쿨름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산악열차를 타고 비츠나우 선착장까지 이동한 뒤, 배를 타고 루체른으로 돌아오는 루트를 선택했다.
이때 에피소드가 있는데 기차가 생각보다 너무 느리게 가서, 배 출발 시간을 못 맞출까 봐 남편이 많이 걱정했던 것.
다행히 기차와 배 모두 조금씩 늦은 덕분(?)에 배는 놓치지 않고 잘 탈 수 있었다.
>> 스위스는 시계가 유명하다고 해서 SBB의 시간표가 모두 정확히 맞을거라는 생각은 하지말자!
이제와 말하건데 사실 배를 놓치더라도 큰 문제는 없었다. 다음 배가 있으니 여유롭게 주변 풍경을 즐기며 기다리면 된다. 어쩌면 그게 마음 건강에는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지나가는 P가 던지는 J들 복장 터지는 소리)
>> 배도 스위스 트래블 패스에 포함돼 따로 표를 살 필요가 없다.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스위스 트래블 패스는 진짜 만능이었다.
전혀 돈이 아깝지 않은 스위스 트래블 패스!



우리가 탄 유람선은 중간 정박 없이 바로 루체른까지 향했다. 차처럼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버스처럼 바쁘지도 않은 속도로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데, 그 위에서 지나가는 풍경이 마을과 호수라는 새로운 주제의 엽서 같았다.
옅은 초록의 산자락과 호수를 따라 이어진 작은 마을들, 그리고 멀리 겹겹이 솟은 알프스의 능선까지, 모두가 파란 하늘 아래 차분히 놓여 있는 모습이 저절로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이날 우리는 리기산에 이른 아침부터 올랐던 터라 돌아올 무렵에도 공기는 여전히 선선했다. 그래서 일부러 해가 드는 바깥 자리에 앉았는데, 그래서인지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햇빛에 살짝 달궈져 머리를 스치고 지나는 순간이 반갑게 느껴졌다.
햇빛이 점점 강해지면서 눈을 바로 뜨기 어려웠지만, 가늘어진 눈 틈으로도 보이는 풍경이 너무 예뻐 모자도 쓰지 않고 그대로 순간을 즐기던 게 생각난다. 지금 돌이켜보면, 바로 그 시간만큼은 아무런 피로도 없었고 오직 풍경만이 눈앞에 남았다. 여행지에서의 찰나가 이렇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는 게 참 신기하다.



루체른에서 그린델발트로: 기차에서 점심 해결!





리기산에서 루체른에 도착한 뒤, 우리는 맡겨둔 짐을 찾고 곧바로 루체른 중앙역 안에 있는 쿱(스위스 대표 마트)에서 점심거리를 챙겼다.
그린델발트 숙소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기대했던 전통 샬레 숙소였기에, 우리는 최대한 빨리 이동하고 싶었다. 하지만 기차 시간이 다가오는데 점심까지 챙기려니 조금 촉박했다.
그 와중에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남편은 “일단 빨리 사서 가자”는 입장이었고, 음식에 진심인 나는 블로그에서 본 유명 ‘밤 요거트’를 꼭 사보고 싶어 직원분께 묻고 찾느라 시간을 쓰고 있었다. 결국 완전히 같은 제품은 못 찾고 비슷한 걸 집었는데, 맛은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빵 고를 시간도 없어서 남편이 고른 담백한 맛의 빵을 먹게 됐는데 달콤한 걸 좋아하는 내 입맛엔 다소 아쉬웠다.
솔직히 속상하긴 했지만, ‘이 기분 오래 끌고 가봤자 여행에 도움이 안 되겠다’ 싶어 금세 털어버렸다. 기차에 올라 창밖으로 펼쳐지는 스위스 풍경을 바라보니, 아쉬움도 어느새 조금씩 가라앉았다.



스위스 여행에서 그린델발트는 최근 뜨는 여행지다.
오랫동안 스위스에서 사랑받던 여행지는 인터라켄 역이라 그쪽 부근에서 숙소를 잡아도 좋다.
>> 스위스 숙소 정할 때
- 인터라켄(Interlaken)
- 오래전부터 스위스 여행의 거점으로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관광지.
- 루체른, 융프라우요흐, 라우터브룬넨, 쉴트호른 등 스위스의 다양한 명소로 이동하기 좋은 교통 허브.
- 숙소와 상업시설이 많아 접근성과 편의성이 뛰어나다.
- 그린델발트(Grindelwald)
- 최근 몇 년 사이 SNS와 미디어 덕분에 급부상한 인기 여행지.
- 알프스 마을 특유의 목가적 풍경과 아이거 북벽을 정면으로 볼 수 있는 장점.
- 산악열차와 곤돌라로 피르스트(First), 아이거 글레처, 융프라우요흐 등으로 바로 연결돼 하이킹과 액티비티에 최적.
- 단, 숙소 가격은 인터라켄보다 다소 높은 편.
>> 최근 노홍철님의 유튜브 등 인터라켄 보다 융프라우요흐와 피르스트 산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그린델발트에 숙소가 인기가 있다.
하지만 막상 갔다와보니 스위스 트래블 패스가 있다면 비싼 그린델발트 보다는 주변 기차역들이 있는 소도시도 지내기에 좋아보였다.
숙소비를 조금 아끼고 기차로 이동해도 충분할 것같았기 때문이다.
그린델발트역 도착: 융프라우 곤돌라 예약



우리는 그린델발트역에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융프라우에 오를 때 이용할 곤돌라 예약부터 했다.
내려오는 시간까지 정해 예약하라고 해서 시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혹시 몰라 사진까지 찍어 두었다.
그런데 막상 다음날 가보니 굳이 예약 시간에 꼭 맞춰서 내려와야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 그린델발트에 3박 4일간 있다보니 우리는 융프라우요흐 VIP패스 2일권을 결재했다.
- 그린델발트 터미널 ↔ 아이거 익스프레스 ↔ 융프라우요흐
- 성수기에 융프라우요흐 VIP패스를 사면 상행과 하행의 예약을 도와주었다. (융프라우 VIP 패스를 구입했더니 바로 그자리에서 예약 진행을 도와줌)
여행 꿀팁
- 아침 시간대 예약이 가장 무난하다 (날씨가 맑을 확률 ↑).
- 하행은 시간 맞추려 조급해하지 말고, 원하는 만큼 풍경 즐기고 내려오기.
- 티켓 구입 시 “스위스 트래블 패스 할인 적용 여부” 꼭 확인할 것.
그린델발트역에서 그린델발트 샬레(Bodenwald Chalet) 까지: 3일간 잘 부탁해


스위스 여행 계획자들은 인기 지역의 숙소를 1년 전부터 예약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우리는 겨우 두 달 전쯤 준비를 시작했으니, 사실 좋은 숙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고민하다가 겨우 발견해 예약한 곳이 바로 보덴왈드(Bodenwald) 샬레였다.
덕분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걱정 반, 설렘 반이었다.
가는 길은 알아본대로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특히 무게가 만만치 않은 캐리어 두 개를 끌고 숙소까지 올라가는 길이 평지가 아니라 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여기가 그린델발트다” 싶은 풍경이 펼쳐지니 힘들면서도 묘하게 설렘이 섞여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숙소는 가는 길이 힘들었다는 점만 빼면 모든 게 마음에 들었다.
전통 샬레라서 당연히 에어컨은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낮이나 밤이나 전혀 덥지 않았다.
오히려 항상 적당한 온도가 유지되어 쾌적했다. 오죽했으면 내가 남편에게 '여기 어딘가 에어컨이 있다'는 주장을 했다.
게다가 가정집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들이 잘 갖춰져 있었고, 창문만 열면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알프스 풍경이 액자처럼 펼쳐졌다.
그 순간, 늦깎이 예약자 치고 꽤 성공적인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한 후기는 위 또는 아래 링크를 참고 바란다.
https://bomulcisu.tistory.com/281
그린델발트 시내 관광

1. 작은 마을, 큰 설렘
숙소에 짐을 풀고 우리는 그린델발트의 시내로 향했다.
이번엔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너무 덥고 복잡해 다음부터는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린델발트의 시내는 ‘알프스 속 마을’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다. 시내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아 천천히 걸어도 한두 시간 남짓이면 둘러볼 수 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풍경은 결코 작지 않았다.
가게 간판 너머로 보이는 웅장한 아이거(Eiger) 북벽은 언제 어디서나 시선을 사로잡았고, 작은 길 사이사이로 펼쳐지는 목가적인 풍경은 동화 속을 걷는 기분을 선물했다.
2. 여행자들의 아지트 같은 거리




시내 중심에는 슈퍼마켓(쿱 Coop, 미그로 Migros), 기념품점,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들이 모여 있었다. 등산복이나 장비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아기자기한 기념품 상점은 발걸음을 자꾸 붙잡았다.
3. 꼭 들러볼 만한 포인트
- 기차역 앞 광장 : 언제나 여행자들로 북적이는데, 알프스로 향하는 설렘이 가득 느껴졌다.
- 슈퍼마켓 쿱(Co-op) : 장보기나 간단한 간식, 여행 중 필요한 생활용품을 해결하기 좋았다.
- 카페와 빵집 : 산 속 마을답게 소박하지만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가 곳곳에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단, 스위스의 상당한 물가는 감안해야 한다.
그린델발트에서 첫 저녁

이날 저녁은 시내 쿱(Co-op)에서 장 본 재료들로 직접 한 상을 차려 먹었다.
여행 중이라 간단히 해결할 줄 알았는데, 막상 차려놓고 보니 제법 든든한 집밥 같은 분위기가 났다.
삼겹살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준비해 간 반찬들과도 찰떡같이 어울려 한국식 한 끼처럼 느껴졌다.
곁들인 신선한 야채와 토마토 역시 스위스답게 본연의 맛이 살아 있어 함께 먹으니 더 좋았다.
다만, 호기심에 사 본 버섯 모양 치즈는 특유의 쿰쿰한 향이 강해서 내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았다. 피자도 그다지 취향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맛을 경험했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러웠다.
결국 이날 저녁은 낯선 여행지에서의 ‘가장 익숙한 식사’로 마무리되었고, 덕분에 하루의 피로가 한결 풀리는 듯했다.
스위스에서의 식사 및 COOP에서 우리가 장본 것들 바로가기↗️
이렇게 두 번째 일정이 끝났다.
'콩두부네 가족 > 콩두부네 여행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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